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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또 다른 세상을 앞당기는 마중물이 됩시다.
전국축협노동조합 조합원 여러분 위원장 이윤경입니다.
세상이 참 어수선합니다. 우리 서민들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일들은 대수롭지 않게 취급되어 어물정 넘어가고 기득권 세력들에게 중요한 일들은 세상이 망할 것처럼 온통 언론에 도배가 됩니다.
강정과 밀양에서 쌍용자동차에서 철도파업에서 삼성전자에서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에서 그리고 안녕대자보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기 위한 수많은 싸움은 무자비한 국가 폭력에 맥없이 쓰려져 갔습니다.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물음 앞에 우린 어떤 대답을 해야하는지 한참을 망설이게 했던 2013년 이었습니다.
반면 국정원과 같은 정보기관과 군사이버이사령부가 대통령 선거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충격적인 사실들이 확인되면서 박근혜 정권은 우익 쿠테타로 집권한 권력이라는 것이 확인된 한 해였습니다.
우리는 지금 정권의 정통성이 없는 권력 찬탈 집단에 맞서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조합원여러분
우리는 지난 13년간 축협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제주도에서 강원도에 이르기까지 팔도를 휘저으며 전국축협노동조합의 깃발아래 단결하고 단결할 것을 호소하며 싸우며 이 비정한 신자유주의 정글체제를 종식시켜내기 위한 투쟁을 이어 왔습니다.
지난해 한 해도 농협중앙회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인사교류안을 상대로 힘찬 투쟁을 전개해 왔습니다. 이 투쟁 또한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내는 투쟁이고 인간의 권리를 바로세우기 위한 노력입니다.
우리의 투쟁 또한 우리 사회의 억압에 맞선 인간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었으며,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또 다른 세상을 요구하는 커다란 격동의 한가운데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여러분
이제 우리의 투쟁도 더 크게 도약해야 하고 본질적인 도약을 이루어 내야 할 때입니다.
사용자의 도발은 전국적인 정책도발로 이어지고 있고 그 뒤에는 농협중앙회가 사주하며 교묘하게 이간질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국가기관과 국회까지 동원해 우리 축협노동자들을 쥐어짜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축협의 문제가 축협의 문제로만 별 어려움 없이 해결될 수 있을까요?
신자유주의의 이윤율 저하로 인해 철도·의료·물 등 공공재 사영화가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고 이를 반대하는 자들의 목을 치며 광범위한 착취와 억압을 자행하는 이 반노동의 사회에서 더 이상 축협노동자들만의 안녕은 불가능 합니다.
인간의 존엄이 무너지고 권리가 박탈되는 사회에서 그 어둡고 악한 기운이 바이러스처럼 우리 사업장을 덮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에 다시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역할이 무엇인지 되물어 봐야 할 때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이 세상이 지금과 똑같아서는 정말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조합원 동지여러분
우리는 이제 이 악랄한 신자유주의 착취 세상을 뒤로하고 새로운 세상을 앞당기는 마중물이 되어야 합니다. 인류는 계속 진화해 왔고 우리 나라 역사 또한 옳은 방향으로 진화되어 왔습니다.
소수의 권력에서 다수의 지배로, 불평등에서 평등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피를 흘리며 전진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축협노동자들은 1987년 이 땅 노동자들이 노동자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을 위해 싸움에 그 결연했던 투쟁을 이끌었던 선배들의 영전에 응답해야 할 때입니다.
결전을 결의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시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해야 합니다. 디시 배우고 다시 익히며 다시 조직하고 다시 결의해야 합니다. 우리 노동조합을 건설했던 1999에 응답하며 다시 젊어져야 합니다. 우리 지부를 건설했던 그 때를 기억해 내야 합니다.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여러모로 힘든 일이 많았던 지난 한해 지도부를 믿고 따르며 우리 축협노동자들의 강경한 대오를 함께 지켜주신 조합원 동지여러분께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전국축협노동조합 제7대 위원장으로 저를 선택해 주신 조합원 동지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2014년 한 해 정의가 무너지는 참담함에 맞서 용기있게 저항 할 수 있는 힘있고 지혜로운 노동조합을 만드는데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
2014년 새해 조합원 동지 댁에 늘 평화와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2014년 1월 1일 새해
전국축협노동조합 위원장 이윤경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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